48시간 개발 후 한 달간 운영한 결과와 회고. 사용자 행동 패턴 발견, 데이터 분석, 그리고 개선 방향.
핵심 요약: 402명이 유입되어 67명이 완료했다. 광고와 Direct 유입 사용자의 전환율 차이는 시작률에서 발생했고, 시작 후 완료율은 유사했다. 랜딩 페이지가 최대 병목이었으며, 진입 장벽은 타겟을 필터링하는 역할을 했다. 완료자들은 극단적 만족도를 보였다(하트 평균 20.9회). 가장 아쉬운 점은 질문별 이탈률을 측정하지 못한 것이다.
가을에 혼자 iOS, Android 앱을 출시한 뒤 어느덧 겨울이 되었다. Year Log는 연말 배포를 목표로 혼자 만들어 본 두 번째 서비스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결국 '무엇을 만들 것인가', '어떻게 운영하고 유지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나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오히려 초기 아이템 단계에서의 기획과 배포 후 운영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 회고에서는 데이터 분석, 사용자 반응 관찰, 개선 방향 고민에 집중하게 되었다.
광고의 경우 해당 서비스가 무료로 운영되었기에 사용자 반응 확인 목적으로 소액만 집행했다. 적은 비용과 한 달 운영이라는 제약 속에서 광고 소재 A/B 테스트나 랜딩 페이지 최적화 같은 반복 실험은 진행하지 않았다. 이번 분석의 목적은 광고 효율 최적화가 아닌 "깊이 있는 회고 서비스가 통하는가?"라는 핵심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기에 완료자들의 피드백과 행동 패턴 파악을 우선했다.
앞선 1편에서는 Year Log의 기획 배경과 48시간 개발 과정을 다뤘다. 연말 회고를 AI가 도와주는 서비스, 20개 주관식 질문으로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컨셉, 그리고 빠르게 MVP를 만들어낸 과정까지 다뤘다. 이번 편에서는 12월 8일 배포 후 한 달간의 실제 운영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정리했다.
데이터 분석
전체 전환 퍼널
초기 오가닉 홍보 후 인스타그램 릴스 광고로 실제 사용자 반응을 확인했다. 모든 데이터는 GA4로 중복 집계를 피하고자 활성 사용자 수 기준으로 측정했다.
전체 웹사이트 유입 402명 → 완료 67명
전체 웹사이트 유입 402명
(광고 영향 189명 + 사용자 공유 174명 + 기타 39명)
↓
테스트 진입 149명 (37.1%) ← 랜딩 페이지 이탈 253명 (62.9%)
↓
테스트 완료 67명 (45.0%) ← 진입 후 이탈 82명 (55.0%)
먼저 전체 유입부터 테스트 완료까지의 전환 퍼널을 살펴봤다. 가장 큰 유입 채널은 paid 광고(47.0%)였고, direct가(43.3%)로 뒤를 이었다. 병목 지점은 랜딩 페이지 메인홈이었다.
2단계 장벽
1차 장벽: 랜딩 페이지
웹사이트에 유입된 402명 중 62.9%가 랜딩에서 나갔다. 추측되는 이탈 요인은 아래와 같다.
- 이름 입력 필수 (버튼이 비활성화, "일단 둘러보기" 불가능)
- 호기심만으로는 부족한 동기
- 가치 제안 부족 (뭘 얻을 수 있는지 불명확)
2차 장벽: 진입 후 이탈
테스트에 진입한 149명 중 55.0%가 완료하지 못했다. 아래의 허들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 질문 미리보기 단계 (소요시간 10분, 질문의 무게감)
- 진행 중 타이핑 부담 (20개 주관식)
- 중간 이탈 (다른 방해 요소)
채널별 비교: 광고 vs Direct
채널별 유입 402명
- Paid (광고): 189명 (47.0%) *총 지출 ₩48,123
- Direct (사용자 공유): 174명 (43.3%)
- 기타 39명 (9.7%)
완료자 67명 분포
- Paid (광고): 39명 (58.2%)
- Direct (사용자 공유): 23명 (34.3%)
- 기타: 5명 (7.5%)
유입과 전환은 달랐다. 채널별 퍼널을 비교해보았다.
광고 (189명)
- 유입 → 시작: 82명 (43.4%)
- 시작 → 완료: 39명 (47.6%)
- 전체 전환율: 20.6% (189명 → 39명)
Direct (174명)
- 유입 → 시작: 52명 (29.9%)
- 시작 → 완료: 23명 (44.2%)
- 전체 전환율: 13.2% (174명 → 23명)
세그먼트는 25-34세 집중
초기 타겟 세팅은 "연말 회고에 관심 있을 연령대"라는 가정으로 범위를 넓게 잡았다. 25-39를 설정했고 실제 데이터 결과는 25-34세가 74.8%를 차지했다. 35-39세는 아주 적은 비율이었다.
25-34세는 커리어 전환기로 자기 성찰 니즈가 높고, 디지털 네이티브로 AI 기반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실험에서는 타겟을 25-34세로 좁히고 광고 메시징도 "커리어 고민", "20대 마지막/30대 초입" 같은 구체적 맥락을 담아 전환율을 높여볼 계획이다.
핵심 인사이트
유입 경로보다 회고 동기
광고로 유입된 사용자는 Direct 유입 사용자보다 약 13%p 높은 수치로 '테스트를 시작' 했다. 릴스 소재에서 서비스 맥락을 보고 유입된 페이드 유저의 시작율이 높았다. 반면 Direct 유입은 대부분 친구의 결과 또는 메인홈 링크를 받아 들어왔다. 이들에게는 랜딩 페이지에서의 메시지 전달이 약했던 듯하다. 메인홈에서는 이름 입력 필드와 "시작하기" 버튼만 보이고 행동 유도나 명확한 베네핏 제시가 없었으니 시작 동기가 부족했을 것이다.
이외에 광고 소재, 랜딩 페이지, 질문 미리보기 어디에서도 "주관식 타이핑"이라는 행동 비용을 명확히 알려주지 않았다. 테스트를 시작한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은 막상 타이핑을 시작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부담을 느끼고 이탈했다.
흥미로운 결과도 있었다. 일단 테스트를 시작한 사람들의 완료율은 채널별로 보면 큰 차이가 거의 없었다. 광고 47.6%, Direct 44.2%로 유입 경로와 무관하게 시작 후 완료율은 약 3%p의 차이로 비슷했다. 어떻게 들어왔는지보다 얼마나 회고하고 싶은가, 즉 개인의 내적 동기가 완료 여부를 결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작점이 전환율 차이의 핵심
이는 "유입 숫자"보다 "첫 접점에서의 동기 부여"가 중요함 보여준다. 랜딩 페이지가 첫 번째 병목이기 때문에 여기를 먼저 개선해야 다음 단계도 의미있다. 랜딩 페이지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질문 구성을 개선하고 중간 이탈을 줄여도 그 효과가 영향을 미칠 모수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현재 62.9%가 랜딩에서 이탈하는 상황에서 랜딩 페이지 전환율을 10%p만 높여도 테스트 진입자가 40명 늘어난다. (현재: 402명 × 37.1% = 149명 → 개선 시: 402명 × 47.1% = 189명)
- 구체적인 베네핏 제시: "10분 투자하면 AI가 올해 패턴을 분석해 리포트로 정리해줍니다" 같은 명확한 혜택 제시
- 닉네임 입력 뒤로 보내기: 질문을 먼저 보여주고 관심이 생긴 후에 닉네임 입력 유도
- 샘플 결과 노출: 어떤 결과를 받을 수 있는지 미리 보여주기
극단적 만족도
한편 테스트를 완료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완료자 중 31.3%가 하트(결과 페이지에 배치된 좋아요 버튼)를 눌렀고 하트를 한 번이라도 누른 사람은 평균 20.9회씩 눌렀다. 그 외에 "울었다", "감동했다", "한 해를 잘 돌아볼 수 있었다"는 후기를 전해오기도 했다.
20개 주관식이라는 장벽을 넘은 사용자들은 극단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사용자의 45%만이 완료했지만, 완료한 이들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품 방향성
깊이와 밸런스
처음 기획 시 주관식 포맷을 고민하던 때였다. 평소 나와 다른 시각을 가져 종종 의견을 참고하는 지인이 이런 말을 해주었다.
"선택형에 재미 위주로 다 바꾸면 기존 심리테스트랑 차별점이 없잖아?"
그 말을 듣고 Year Log는 나를 돌아보는 수고로움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서비스로 만들기로 했다. 20개 주관식, 긴 AI 분석, 개인적인 질문으로 가벼운 심리테스트와는 다른 방향으로. 의도적으로 "깊이"를 택했다. 만약 10개 객관식, 짧은 결과, 재미 위주로 구성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완료했을지 모르지만 '진짜 내 이야기'라는 인상을 주기는 어려웠을 테다.
하지만 사용자의 45%만이 완료했다는 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테스트를 포기한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다.
- "회고? 어렵고 관심 없어": 회고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 표시한 사람들.
- "타이핑이 귀찮다": 회고에 관심은 있는데 20개 주관식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들.
"회고? 어렵고 관심 없어" 반응을 보인 이들은 이 서비스의 타겟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자기성찰 니즈가 없고 지난일을 돌아보는 행위에 회의적이었다. 고민이 됐던 건 "타이핑이 귀찮다" 그룹이었다. 완료율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의 어디까지 바꿔야 할지 우선 스펙트럼을 생각해봤다.
- 20개 주관식 (현재): 깊이 최대, 완료율 45%
- 15개 주관식 + 일부 객관식 (절충안): 타이핑 부담 감소, 깊이는 유지
- 전체 객관식 + 재미 위주 (극단): 완료율 상승, 하지만 본질 훼손
극단적인 방향(전체 객관식)으로 바꾸면 "울었다"는 피드백을 주었던 이들이 느낀 깊이 있는 경험을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Year Log의 제품 특성상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핵심 타겟을 잃는 것보다 명확한 타겟에게 강렬한 경험을 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다만 절충안은 다음 버전에서 적용할 가치가 있다. 질문 수를 20개에서 15개로 줄이고 일부를 객관식이나 단답식으로 바꿔도 주관식으로 직접 "쓴다"는 핵심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화와 시즌성 탈피
한 달간의 운영을 통해 "이런 서비스가 통하는가?"를 알아봤다. 다음 단계는 프리미엄 구독 모델로 전환하면서 12월에 집중된 시즌성 탈피하기.
연말 회고는 시즌 상품이다. 이번에는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빠르게 런칭했지만 연중 지속 가능한 모델이 필요하다. 연말 회고가 통했다면 정기적인 성찰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구독 모델 (안)
- 주간 회고: 매주 일요일 저녁, 주간 요약 질문
- 월간 회고: 매달 말일, 한 달을 돌아보는 질문
- 분기 회고: 4분기 끝, 시즌별 목표 점검 질문
- 연간 회고: 연말 1회, 기존 Year Log 개선 질문
테마 확장
연말 외에 다른 맥락의 회고 테마를 추가할 수 있다. 특히 25-34세 타겟은 자기 계발에 대한 투자 의향이 높고 "나만의 이야기"에 대한 니즈도 있다고 판단했다.
- 커리어 회고: "이직을 고민 중이신가요?" "올해 가장 성장한 순간은?" 등
- 관계 회고: "이번 달 함께 방문한 곳 중 가장 좋았던 곳" "다음 달엔 뭘 함께 하고 싶나요?" 등
- 여행 회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다시 오고 싶은 장소는?" 등
- 투자/재무 회고: "이번 분기 가장 잘한 재무 결정은?" "다음 분기 재무 목표는 무엇인가요?" 등
- 라이프스타일 회고: "건강, 취미, 일상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등
핵심은 깊이 있는 성찰이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 주기와 주제를 다양화하는 것이다. 질문 수를 줄여 부담을 낮추되 주관식 타이핑이라는 핵심은 유지한다.
마무리하며
측정하지 못한 것들
질문별 이탈률을 측정하지 못했다. 테스트에 진입한 149명 중 55.0%(82명)가 완료하지 못했는데 만약 질문별 이탈 데이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20개 질문 중 어떤 질문이 부담스러웠는지, 초반 질문이 문제인지 후반 피로도가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과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중 어느 쪽이 완료율을 높이는지 A/B 테스트로 검증 가능했을 텐데.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기능 개발과 동시에 세부 지표 측정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용자들과 후속 소통할 방법이 없다. 후기 남기기 CTA를 넣어두긴 했으나 운영자가 직접 어프로치할 채널이 부재한다. 이메일 수집을 고려했으나 빠른 검증을 위해 MVP로 만들다 보니 명시적 마케팅 동의, 수신거부 시스템 등 신경 쓸 게 여럿이어서 빠른 배포를 우선했다. 앞서 언급한 구독 모델이나 새로운 테마로 서비스를 확장하더라도 기존 사용자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어 아쉽다. 연중 지속 가능한 모델로 확장 시에는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필수로 챙길 예정이다.
바이럴 계수(사용자 1명당 데려온 신규 사용자 수)도 측정이 불가했다. referrer tracking 시스템(DB 스키마 설계, UTM 파라미터, 공유 링크별 추적)의 구현 복잡도가 높아 우선순위에서 제외했다. 추적할 수 있었다면 바이럴 메커니즘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자 공유를 최적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음 버전에서는 바이럴 지수 측정 방법을 잘 마련해보고 싶다.
운영하며 배운 것들
자동저장을 구현해 20개 주관식 질문을 답하다 중간에 나가도 다시 돌아오면 이어서 진행 가능하게 만들었다. 긴 폼에서는 진행 상태 보존이 필수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무료 AI 서비스를 운영하면서는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OpenAI API 월 한도 설정을 재점검하고 비정상 이용패턴 발생 시 메일, 슬랙 등의 채널로 알림이 오도록 설정해 문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고자 했다. 혼자서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는 기능 구현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 보존, 비용 관리, 모니터링까지 모든 운영 요소를 직접 챙겨야 함을 다시금 체감했다.
마케팅 활동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META의 AI봇 감지 시스템이 계정을 오인해 제한했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같은 문제로 수천 명이 모여 있는 오픈채팅방을 발견하면서 플랫폼 리스크의 심각성을 실감했다. 시스템이 오작동할 때의 불편함을 몸소 경험하며 오류나 잘못된 판단으로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더욱 신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프로젝트의 의미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수익화를 목표로 한 게 아니었다. 아이디어가 실제로 통할지, 사람들이 20개 주관식 질문에 끝까지 답할지 알아보고 싶었다. 일단 무료로 배포했고 400개 이상의 하트 클릭과 "눈물이 났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깊이 있게 다가가는 방향도 '통한다'는 걸 확인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진짜 의미는 검증 지표를 넘어서 있었다. 무엇보다, 긴 주관식 질문에 진심으로 답해주시고 피드백을 남겨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이 프로젝트가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